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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공유] 세월호 피해 가족 인터뷰 전문

"지금 결혼해야하는 그 분들, 자식들 낳을 거 아니에요? 지금 나처럼 슬퍼만 하고 있으면 그 사람들 내 나이 됐을 때 똑같은 일 겪을 거라고.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든 바꿔놓고, 개선 안할 거면 결혼하지 말고 자식 낳을 생각이면 해수부 장관이 되든지 그것도 아니면 뭔가 액션을 취하려고 해야지 같이 슬퍼하는 거 이제 바라지 않습니다. 눈물 흘리는 거 바라지 않아요. 동정 바라지 않아. 내가 왜 동정받을 사람입니까? 나 동정 필요없어요. 당신들 할 일은 분연히 일어나서 지금 이 상황 같이 분노해주고 바뀔 수 있도록 행동을 해주는 거에요. 그거 아니면 울어주지 말라고. 동정 바랄 생각 없어요."


사실 세월호 사건을 지켜보는 와중,
내 감정이 메마른 건지
"기적이 일어나길 빌자", 함께 슬퍼하고 아파하고 기도하자" 라는 글들을 볼때마다 마음이 조금 답답했다.
물론 맞는 말이긴 하고, 내 나름대로 미친듯이 슬프고 정말 많이 분노했지만,
그렇다고, 이 자리에 앉아서, 빌기만 하면, 도대체 뭐가 바뀌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사건이 점점 악화되어가는 와중
일부 지각있는 기자 혹은 민간인들이 바른 정보를 전달하려 애썼지만
대다수의 언론이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와중에서조차
"기도하자, 다같이 마음을 모아 빌자." 라는 공허한 외침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치밀어오르더라.

동정해서 기도해서 뭐가 바뀌지?
행동해야지.
이 분 말씀이 백번 맞다. 내가 이 분을 동정해주고 함께 슬퍼해줄 필요가 없다. 
해야 할 일은 명확한데, 감정적 동요만 하는 건 낭비다.
이럴때일수록 냉정해져야 한다.

슬픈 건 슬픈거지만, 
이젠 변하지 않는, 이미 일어난 사실을 가슴에 품고 한없이 주저앉아있지는 말아야지.

그 대신,
앞으로 또 제 2의, 제 3의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혹은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번에는 내 아이들을, 내 동료들을, 우리 국민을 모두 구출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의 이 사태에 비추어 냉정하게 생각해보고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하찮은 행동부터라도
뭐라도 시작해 봐야지.

앉아서 울기만 하면 무엇이 바뀌는가?
또다시 당할 셈이야? 정말?



원문 : 안녕들하십니까님의


[공유] 세월호 피해 가족 인터뷰 전문


어제 공유했던 「학부모의 절규 "떠날 거예요…나 대한민국 국민 아닙니다"」 기사를 기억하시나요? 나라가 자식을 버렸기에 자신도 나라를 버리겠다는 외침이 쉬이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비극을 다시는 만들지 않기 위해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기사의 주인공, 노컷뉴스 김민재 기자님께서 페이스북에 올리신 인터뷰 전문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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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께서 토씨 하나 바꾸지 말고 인터뷰 전문을 실으라고 요구하셨다. 23일 새벽 2시까지 녹취를 풀었다. 하지만 분량이 너무 많아 도저히 실을 수 없었다. 기사를 짧게 담고 인터뷰 원문을 따로 실을까 고민했지만, 가독성이 너무 떨어졌다. 그렇다고 내 기사가 잘 읽히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허락을 받고 최대한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담은 기사를 쓰려고 노력했다. 대신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께서 SNS에라도 인터뷰 전문을 올려달라고 부탁하셨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다만 이 인터뷰가 피해 가족 모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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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사람들이 알고 있든지 말든지. 예전에는 분통도 터지고 그런 마음도 있었는데, 지금 우리 입장에서 사람들이 알든 모르든 하나도 안 중요해. 내 자식이 이렇게 됐다는 사실이 제일 중요해요.

내 자식 죽었는데 니네 자식들 살아있잖아. 내 자식은 지금 이렇게 됏는데 니 자식 멀쩡하니까 나를 동정의 눈으로 쳐다보는 거 자체가 불쾌해. 나 동정받을 사람 아니거든요. 나 60평짜리 아파트 살아, 나 대학교에서 영문학 전공했고, 나 입시 학원 원장이야. 이 사회에서 어디 명함 내놔도 나 쪽팔릴 사람 아니고, 우리 자식도 외국으로 어학연수 2번이나 다녀와서 우리 딸 미국에서 의학 공부해. 내가 어디다 내놔도 빠지지 않는 부모인데.

내가 이번 일 겪으면서 첫번째 느낀게 내가 참 못난 부모였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내가 참 부족한 부모구나. 이 나라에서 사려면 나 정도 부모여서는 안된다, 내 새끼를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자식을 지키려면 최소한 해수부 장관은 되야 돼. 무슨 말인지 알죠? 나 같은 사람은 자식을 죽일 수밖에 없는 사회야 이 사회는.

나는 내가 잘났다고 생각했어 내 자식들한테. 내가 20대 때만해도 이 사회가 이렇다는 걸 알았어. 전두환 정권 잡고 살 때 나도 내놓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이 사회가 썩었다는 거 알았어. 그래서 내가 잘 되어야 하고 강해져야 한다는 걸 알고 나름 발버둥쳐서 이렇게 왔는데 근데 지금 이렇게 내 자식 잃고 보니까 나는 못난 부모더라고. 난 능력없는 부모고 자식을 죽인 부모에요. 살리지 못한 부모에요. 이렇게 능력 없는 부모가 무슨 할 말이 있다고 방송에 떠들어요.

한국정부가 꼼짝도 하지 않고 내가 던진 계란이 그 바위를 더럽히는 그 정도도 아니더라고. 그래서 전 세계에 떠든 거야.

지금은 마음 추스렸어. 내 남편이 트라우마가 생겨서 말을 더듬고 온몸이 경직되고 눈 동공이 풀려서 쇼크가 온 거에요, 이틀 동안. 그럴 때 내가 생각한 게 이러다 우리 집 줄초상 나겟구나, 내가 이러면 안되겠구나, 생각해서 3일 동안 정신줄 놔서 링겔을 계속 놓고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 CNN에 인터뷰했다. 이 상황에서 내가 인터뷰하는 건 내 자식이 아직 살아있다는 기대가 때문에, 엄마로서 할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내 자식이 저렇게 있는데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로서 할 게 뭘까 생각을 하다가 이 정도는 해야겠다. 이 정도 일은 할 수 있겠다 싶어 인터뷰를 했던 거에요.

우리 딸 동영상도 올렸어요. 우리 집 거실이 상당히 넓어요. 훌라후르 큰 걸 거실에서 애가 막 돌렸어요. 집에 식구라고 3식구니까. 큰 애는 미국 가 있고. 거실에서 훌라후프를 돌리고 런닝머신을 뛰고 돌아다니고 걔가 그랬어요.

제가 대성통곡하고 우는 부분 중 하나가 지금 다시 돌아가면 그 마루에서 훌라후프 돌리던 우리 딸이 없잖아요. 그 런닝머신 뛰던 딸이 없잖아요.

우리 딸이 거실에서 널부러져가지고 60인치 텔레비전 혼자 보면서 이리저리 채널 돌리고 앉아가지고 핸드폰 주물럭거릴 때 말했어요. 너는 별명이 하나 잇어, 우리 딸은 전기 먹는 하마야 그랬어요. 런닝 머신 돌아가게 하고 티비 돌아가고 폰 주물럭 거리고 웃으면서 그랬거든요. 그러면 전기가 그냥 나가니까 웃으면서 '전기 먹는 하마야' 그랬더니 '엄마 미안해' 이랬어요 그 사진이 지금 쇼파에 있던 게 있어요. 내가 집엘 돌아가면 그 모습이 며칠 전에 바로 그렇게 애가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볼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나는 못난 부모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나같은 부모는 자식을 키우면 안됩니다. 나 정도 되는 부모는 대한민국에서 자식을 낳으면 안됩니다. 자식을 낳으려면 해수부 장관이나 국회의원은 해야지 낳을 만합니다. 그 자격 안되면 여기선 낳으면 안됩니다. 아니면 박근혜처럼 독신으로 살든가. 자식을 낳으려면 그 정도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나라 떠나려고 해요. 더 이상 이 나라를 살 이유가 없고 희망이 없기 때문에.

제가 제 큰 딸한테 그랬어요 .니가 결혼할 때에는 니가 큰 놈이 되어야 하고 니 상대도 큰 놈을 만나라. 그렇지 않으면 자식을 낳지 마라. 엄마 같은 전철을 밟지 마라. 엄마도 알고서 아둥바둥 여기까지 왔는데 내 자식을 잃게 만들었다. 나는 죄인이고, 못난 사람이고, 자식 죽인 사람이고 자식을 살리지 못한 엄마고 난 평생 이걸 가슴에 안고 이 땅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을 떠나려고 계획하고 있다. 모든 걸 정리하고.

그래서 내가 한국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 말 밖에 없어요. 내 마음에 있는 말, 그것 밖에 없어요. 나는 못난 부모입니다. 그것밖에 없어요.

지금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왜냐면 아직도 우리 딸은 안 나왔고. 너무 울어서 눈물이 말랐는데 아침에 눈을 뜨면 우리 딸이 아직도 저기 있어요. 그런데 나는 살아있잖아요 그렇죠?

정부에서 박근혜가 와서 잠수부 500명을 투입하네 어쩌네 하는데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어요. 거짓말이라고, 반드시 그 전에도 계속 거짓말을 걔네들이 했기 때문에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내 자식을 놓을 수가 없어서 혹시라도 하는 마음이었는데 또 거짓말이었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이 나라가 내 자식을 버렸기 때문에 나도 내 나라를 버린다. 대한민국 이렇게 거지 같은 나라라고 방송할 때는 나 대한민국 국민 아닙니다. 내 나라 망신시키는 이런 방송할 때는 정부가 내 자식 버렸듯이 난 내 나라 버리는 겁니다. 더이상 내 정부가 내 자식을 지키지, 구하기않기 때문에 난 대한민국 국민 아닙니다.

내 자식이 나오지 않으면 여기 있는 엄마들 다 물속에 뛰어들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렇게 된 거에요. 그런데 난 살아있네요. 난 여기 와서 순두부도 먹고 날씨가 더우니까 반팔로도 갈아입고. 자식이 저렇게 있는데도 3일은 아무 것도 못먹고 물만 먹었는데, 3일 지나고 우리 신랑 그렇게 되니까 데모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컵라면 한 숟갈 먹고 데모하러 갔어요.

그리고 조금씩 먹고 정신 차리는데, 아침마다 눈을 뜨면 우리 딸이 저 상태가 됏다는 게 분노가 끓어오르고.

제가 여기 오기 전에 백일 기도 중이었거든요. 우리 딸이 내년에 의사 시험 봐야 되요. 미국 의사시험은 힘든 공부라. 그리고 물에 들어간 우리 딸이 단원고 전교 1등이에요. 중학교부터 지금까지 전교 1, 2등을 거의 놓치지 않았어요. 입학해서 지금 이 시간까지 저기 들어갈 때까지 옷 사다랄고 한 적도 없었고, 그게 더 답답해요. 용돈 한 번 써본 적 없어요 쓸 시간이 없던 애에요. 토요일, 일요일에도 집에서 놀아본 적 없는 애에요. 도서관 가서 공부하고, 놀아봤자 쇼파에서 텔레비전 보고 런닝머신 하는 게 다였어요. 너무 불쌍하죠. 애들처럼 놀러다니고 영화 보고 그래보지도 못한 앤데.

재작년 1학년 입학해서 1년 장학생 되서 등록금 한 푼 안내고, 무슨 장학금 센터에서 70만원 받아와서 제가 항상 스트레스 많이 받는 직업이니까 엄마 보약하래서 그 돈으로 보약 해먹었어요. 18년을 우리 딸을 키우면서 우리 딸한테 들어간 거 밥만 먹여서 키운 것밖에 없더라고요. 한 게 아무 것도 없는데 내가 이렇게 못난 부모였더라고요.

저기 들어가기 전까지 나는 우리 딸이 저렇게 되기 1주일 전만 해도 내 자식들에게 유능한 부모라고 생각했어요. 대한민국에서 상위 1%라고 생각했어요. 강남 어느 부모보다 내가 굉장히 유능한 부모라고 자부하고 살았어요. 좋은 환경에서 자식 키웠고 어학연수 다 시켰고 예체능 학원 다 가르쳤어요. 못 하는 거 없게 다 가르쳤어요. 남 부럽지 않게 인재 만들어놨는데 결국 이렇게 만들어놨으니까 그게 다 소용없는 짓이니까. 결론으로는 내가 능력없고 부족한 부모구나. 아무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아요.

정신줄 놓고 바닷가에 앉아서 괴성을 부리고 울면 사람들이 내가 우는 줄 알았어요. 온몸이 뻣뻣해지고 괴성 지르고 울면 응급실 가서 링거 꽂고 와가지고 신에게 지금 뭐하고 계시냐고 당신 뭐하고 계시냐고 그랬어요. 백일기도 했잖아요. 근데 왜 내 자식 이렇게 만들었냐고.

지금은 잘잘못 이런 것도 없고 무조건 원망스러워요. 내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저주스러워요.

아침에 우리 신랑 때문에 울지 못하잖아요. 눈물을 참다보니까 참으면 안될 것 같아서 몰래 울어요 숨어서. 화장실에 눈을 닦는데 눈을 뜨자마자 '아직도 우리 딸이 저기 있네' 생각이 드니까 별안간 눈물이 확 쏟아지더라고요. 남편이 자는데 내가 그 모습 보이면 안될 것 같아서 눈꼽 떼는 척하고 화장실 가서 울었어요 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 울었어요. 내가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그렇게 울었어요.마음이 추슬러지지 않아요. 정말 솔직한 심정으로 칼 가지고 누구 찔러 죽이고 싶어요. 누구라도 날 건드리는 사람 있으면 칼 가지고 찔러 죽이고 싶어요.

내가 살아있는 내 자신이 싫고 이렇게 살아서 우리 딸 나오기를 기다리는 이 한 시간 하 시간이 피를 말리는데, 자식들 데리고 멀쩡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 쳐다보는 것 못할 것 같아요. 멀쩡히 자식 잘 키우면서 살아가는 그 가정을 내가 맨 정신에 보지 못할 것 같아요. 내 친척이든 친구든 주변에 멀쩡하게 자식 살아있는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요.

나는 자식죽인 죄인이기 때문에 그 전에 나는 어느 누구보다 잘났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지금은 내가 어느 누구보다 못난 부모기 때문에 만날 자신도 없고 살 자신이 없어요.

그래서 이 땅을 떠나려고 해요. 그 마음 가지고 살 거에요. 다 정리하면서. 이 땅에서 내가 자식 저렇게 만들어 놓고.

처음에는 기자나 피디한테 속상한 게 너무 많았어요. 모든 언론들이 공정보도 하지 않고 왜곡하고 있어요. 그리고 잘못된 SNS나 카카오톡 올라오고. 살아있다는 것을 묵살하는 부분을 항의하니까 부모들이 오보에 놀아나서 자식들 물 속에 있는 것 때문에 발광한다. 이런 식으로 보도가 되고 정부는 너무나 잘하고 있는데 부모들이 조바심이 나서 그런식으로 보도가 되는데

처음 4일 정도는 내가 지도부처럼 했어요. 지도부 형성이 돼 있지 않아서 내가 그렇게 일을 했다. 기자들도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기들도 여기 와서 실상 보니까 있는 그대로 기사를 썼는데 윗선에서 커트가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엄마들이 분개해서 방송차 들어와있을 때 집어던지고 난리가 났었어요. 그래서 방송차도 앞으로 밀려난 거에요. 그래도 변한 게 하나도 없고 계속 그래요. 직업이 선생이다 보니까 상소리 못하거든요. 애들한테도 친구 같은 선생님이지 권위적이지 못해요. 근데 체육관 도착했을 때 딸이 탈출자 명단에 없는 그 순간부터 내가 투사가 되더라고요.

와서 날씨가 안 좋고 조류가 안 좋고 하는 순간에, 내가 또 머리가 터지는 상황이 되는데, 아무튼 그때부터 투사가 돼서 상소리는 기본으로 달고 사고, 웬만하면 칼 가지고 누구를 찌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엊그제 해수부 누가 왔다는데, 기자들한테 에워싸여서 왔더라고요.. 우리 애 사망자 명단 있나 보러 갔다가 보니까 아빠들이 "내 새끼 살려라"하니까 '고귀하신 고위 공직자 한 분이 오셨구나' 했어. 의자 올라가서 보다가 '감정 격하게 하지 말아야지'하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남자들 사이로 들어가서 뒷목덜미 잡고 "개새끼야 니 새끼 죽여라 그래야 내 마음 안다"고 바둥바둥했더니 큰 딸하고 동생이 나를 부축해서 날 빼내고 그랬어요. 내가 얼마나 꽉 잡았는지, 그 사람 걷는데도 끌고 가고 있는 거에요. 동생이 그러다 언니 죽는다고. 그러다 어떻게 떨어져서 나왔는데 진정이 안되라고요. 계속 그게 반복이 되는 거에요. 이러지 말아야지 목청 돋구지 말아야지 하는데 어느 순간에 이게 막 터져서.

내가 하도 발광을 하고 우니까 기자들도 많이 사진 찍었어요. 우리 오빠도 그랬어요. 어디서 짐승 우는 소리가 들리면 니 목소리더라고. 제 평생에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다. 우리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도 이렇게 안 울었다.

빨리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이름이 나오면 내 딸일까봐 겁난다. 그건 죽어서 나오는 거잖아. 근데 또 안 나오면 이쁜 모습 아니게 나올까봐. 이름이 없으면 3초 동안 안심했다가 돌아서서 내 자리로 들어가면, 저희 딸 사진 보여드렸죠? 저희 딸 김태희보다 더 예뻐요.

저희 딸이 맨날 자기 꿈이 대법원 판사 돼서 엄마가 너희 가르치느라고 노후 해놓은게 없다. 집 팔아서 야금야금 빼먹다가 죽어. 그랬더니 엄마 내가 노후잖아. 내가 대법원 판사까지 갈 거니까 엄마 걱정하지 마라. 우리 딸 고1 담임선생님도 얘는 끊임없이 올라갈 수 있는 아이니까 자기가 고3 졸업할 때까지 담임 못 맡더라도 진로 책임지고 돕겠다고. 얘처럼 예의바르고 학구열 뛰어난 애 처음 봤다고. 그 선생님 여기까지 와 계세요. 우리 딸이 처음에 명단에 떴을 때 자기가 설마설마 했대요. 그래도 확인하러 뛰어갔대요.

어떤 분이 "이런 환란을 통해서 축복을 주신다"했을 때 코웃음이 나더라고요. 나한테 수천억원이 있는들 그게 나한테 무슨 큰 축복이고 나한테 어떤 영화가 온다 하더라도 그게 더 큰 축복이 될 수 잇어요? 앞으로 나한테 더 큰 축복이 될 건 없어요. 나의 희망은 여기서 다 끝났고. 물론 우리 큰 딸이 있긴 하지만, 제 심정은 그래요. 내 희망은 모든게 다 끝났고. 내 인생은 여기서 180도 달라지겠다 이렇게 생각이 들어요.

처음부터 정부는 구조에 뜻이 없었다. 조금씩 밝혀지고 있는데 매뉴얼도 없고 전문장비도 없고 전문가도 없었고. 그게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는 할 수 있으면서도 안하는 것과 못해서 안하는 건 다르잖아요. 내가 능력이 없어서 못하는데 물살이 세든, 장비가 부족하든 간에 한명이라도 구조하겠다고 애쓰면 부모 입장에서는 정부가 우리를 위해서 노력했으니까 피눈물 나도 저 사람들도 귀중한 목숨인데 감사해요. 설사 못 건졌다하더라도 감사하죠.

근데 계네들은 어떤 액션도 하지 않았다. 역으로 얘기하면 죽을 시간 기다린거죠. 가장 골든타임이라 첫째날 둘째날 다 시간 놓쳐놓고 셋째날부터 뭔가 해보겠다고. 근데 한 거 없다. 액션만 한 것 뿐이지 배 갖고 돌기만 하고. 해경이 첫날도 둘째날도 뭐하겠다고 브리핑했는데..아무 것도 한 게 없어서 학부형들이 찾아가서 보면, 이 사람들 여기서 브리핑한 거 아무것도 안한 거에요. 헬리콥터 15대 뜬다고 했는데 1대 돌고 있고요. 잠수부도 내려간댔는데 물살이 세서 못한대. 4시간 지나서 해야한대. 또 근데 4시간 지나서 한다는 말이 또 못한다는 거에요. 그런 게 계속 반복됐다. 그렇게 날이 지나서 애들 다 죽었어요.

대한민국 머리 있는 사람들이라면, 정부가 인원이 한 명도 안나오고 잇는 거면, 문제가 있다는 걸 다 알죠. 저거 문제가 있다, 290명이 들어가 있는데 구출해내는 사람이 없고 똑같은 방송만 할 떄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죠. 멍청한 국민만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물살이 세서, 장비가 어째서. 구조할 수 있는 배 만들어놨다면서요. 실험을 해도 여기 와서 실험해도 되잖아요. 어차피 죽일 바에는 와서 실험해도 되잖아요. 그러면 억울하지라도 않다니까 민간구조대들이 이정도면 내려갈 수 있다고 할 때 해경이 못 내려가게했잖아요. 막지라도 않았다면, 살리려고 액션을 취한 거잖아. 그것도 안했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미치는 거에요.

우리 학부형이 미쳐 돌아가는 건 자식이 죽은 것도 기가 막힐 노릇인데 그것보다도 자식이 죽어가는데 구조하겟다는 의지 아무 것도 없이 방송에서만 열심히 구조하고 있다고 거짓보도 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부모들은 피가 말라가는데 잠수부들 들어갔다 몇 번 하고 다시 오고 들어갔다 몇 번 하고 3일 4일, 그렇게 해놓고 방송에는 헬기 열다섯대 띄우고 물살이 세서 못 들어가고 계속 그렇게 방송했어요.

우리 친척 중에 같이 있던 사람이 집에 가더니 전화 와서 하는 얘기가 "진정해라. 잘하고 있으니 믿고 가라"는 거에요. 잠깐 보고 간 사람이 텔레비전 보고 마음이 바뀌어서 그러는데. 결론은 같더라도 액션을 취해졌으면 안 돈다 이거에요. 미국 군함이 도와준다는데 안해도돼, 그런데 네이버에는 와서 있다고 뜨고. 뭐하자는 거냐고. 니 자식이 이렇게 들어가도 이럴 거냐고. 내가 못난 부모니까 내 자식 죽인 거라니까. 자식 낳지 말라니까.

인터넷으로 유명한 나라고, 3, 40대 똑똑한 인재가 많은데 그 사람들 앉아서 뭐하냐니까? 그 사람 앉아서 쓸데없이 수다 떨고 있어요? 이 상황 알면 분연히 일어나야지. 그 사람들 50대 되면 나하고 똑같은 상황 겪을 텐데.

내가 30대 때 삼풍백화점 무너졌어요. 그 때 사연을 보고 제가 많이 울었어요.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나 울었어요.

그런데 내가 아무 것도 한 게 없더라고. 같이 슬퍼해준 것 밖에. 10년 간격으로 대형 사고 나는 나라에서 구조적인 일에 내가 봉사를 했다든지, 데모를 했다든지 뭔가 해놨으면 이런 비극이 안 일어났을텐데 내가 그저 슬퍼만 하고 울기만 했기 때문에 이런 일 겪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 결혼해야하는 그 분들, 자식들 낳을 거 아니에요? 지금 나처럼 슬퍼만 하고 있으면 그 사람들 내 나이 됐을 때 똑같은 일 겪을 거라고.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든 바꿔놓고, 개선 안할 거면 결혼하지 말고 자식 낳을 생각이면 해수부 장관이 되든지 그것도 아니면 뭔가 액션을 취하려고 해야지 같이 슬퍼하는 거 이제 바라지 않습니다. 눈물 흘리는 거 바라지 않아요. 동정 바라지 않아. 내가 왜 동정받을 사람입니까? 나 동정 필요없어요. 당신들 할 일은 분연히 일어나서 지금 이 상황 같이 분노해주고 바뀔 수 있도록 행동을 해주는 거에요. 그거 아니면 울어주지 말라고. 동정 바랄 생각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