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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 Music

[38] Beethoven Sonata No. 8 'Pathetique' Mov. 2

 

Beethoven Sonata No. 8 'Pathetique' Mov. 2

Wilhelm Kempff

 

 

 

베토벤 비창 2악장.

 

2006년 말 정도였던가.

이 곡을 듣고 한동안 브레인 샤워 제대로 했던 것 같다.

진부한 표현을 빌리자면,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

 

무엇보다도, 내가 피아노를 다시 시작하게 해준 소중한 곡이다.

 

혼자사는 원룸이 작고 방음도 안되서 피아노 비스무리한 것을 집에 들이기란 절대 불가능했기에

당시 예약경쟁률이 어마어마하게 치열했던 학교 피아노실을 기어이 예약해 조금씩 연습했고

반 년 정도 지나자 어느 정도 완곡을 할 수 있게 되었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남의 고막을 고문하지 않는 수준까지 올려냈다는 것에 기뻤고,

그 뒤로 성취감이 붙어 이곡 저곡 더 건드려도보고, 방학을 틈타 약 2개월간 학원도 열심히 다녔었다.

 

그때 했던 곡이 조지 윈스턴의 캐논 변주곡, 모짜르트의 가칭 작은별 변주곡, 베토벤 비창 3악장, 그 외 몇개의 뉴에이지.

그리고 체르니 하농 체르니 하농..ㅋㅋㅋ

그 지겹다는 체르니와 하농마저도 정말 재미있어서 피아노 학원에서 선생님의 허락 하에 매일 5시간씩 눌러앉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다시 돌아간 일상은 지옥이었다. 전공 공부와 취업준비에 허덕이며 다시 피아노는 STOP.

일단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그로부터 6년이(헐...벌써?....) 지났다.

 

 

 

요새 다시 이 곡을 시작했다.

그런데 한참 훈련하지 못한 귀가 요새 조금씩 트이는 건지... 아무리 연습해도 별로 만족스럽지가 않다.

내 연주는 완곡이 문제가 아니라 감정도 테크닉도 아무것도 없는 휑한 연주라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취미 연주자가 뭘 얼마나 잘 하겠냐만은, 그래도 좀더 좀더 잘 해내고 싶어서

독학으로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나은 연주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명반을 소개시켜주는 책을 찾아 이 곡을 멋지게 연주한 연주자를 찾아내어 계속 듣고있다. 그 중 한명이 위에 링크한 Wilhelm Kempff.

확실히, Vladimir Ashkenazy의 연주보다 더 깊이가 있는 것 같다. 물론 Ashkenazy의 연주도 정말 좋아서 같이 듣고 있다.

 

그리고 피아노 테크닉 교재를 찾아찾아 맹검색을 하던 중 내게 꼭 맞을 것 같은 책을 찾아냈고, 책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책이 언제 올까! 하필 금요일 밤에 주문해서 주말껴서 기다리려니 죽겠다. 빨리 왔으면!!!!!

 

 

 

 

 

만약 좀더, 좀더 잘 칠수 있게 된다면...

항상 헛된 생각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왔던 내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