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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 Music

[66] 털선 피아노 테크닉 교재

 

 

 

 

피아노에 진지해지기로 마음먹은 이후 늘 이 교재와 함께 살고 있다.

털선 피아노 테크닉 교재는 정말 놀랍다.

연습을 하다보면, 이 책은 뭔가 그 스스로의, 하나의 철학까지 담고 있는 느낌이다.

 

연습 일지를 2개월째 쓰고 있는데, 뒤져 보면 처음과 지금 단 2개월의 짧은 기간동안에 변한 점이 참 많다.

이는 피아노 연주 실력이 늘었다는 말과는 다른 이야기다.

아직 남에게 들려주기엔 형편없이 못한 실력이지만,

연주와는 별개로, 내 몸 속에서 피아노를 느끼는 근육들이 아주 조금씩 발달해 감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근육의 움직임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앞으로 쭈욱 피아노와 함께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아주 큰 밑바탕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이는 마치 운동선수가 매일 기초체력 훈련을 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축구선수가 매일 기초 스트레칭과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축구를 잘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기초 훈련과 슛을 쏘는 골 결정력, 혹은 수비 능력은, 연습 초기에는 아예 다른 세상의 이야기만큼 서로 관련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선수의 체력이 점점 영글어가고 축구 실력이 늘어가면 늘어갈수록,

어느 순간 그 두가지 전혀 별개의 연습이 서로 접점을 찾게 되고,

그때 아마 그 만남은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카페에 가면 교재를 연구하신 선생님께서 직접 연습법과 릴렉스 법을 아주 상세히, 정말 감동스러울 정도로 세세하게 강의해 놓으셨다.

http://www.tersunpiano.co.kr/

이 카페는 정말 보물창고같다. 궁금증이 생겨 검색을 하면 모든 답이 다 이미 카페에 있다. 답을 찾으면 마치 보물을 찾은 기분이다.

 

오늘은 카페에 2개월간 연습하며 변한 점에 대해 글을 올려보았다.

여기에도 기록차 남겨 놔야지.

 

 

 

* * *

 

 

 

교재를 연습한지 약 2개월이 되었습니다.

중간에 몸이 안좋아 조금 오래 쉬긴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손가락 끝의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제게 있어서 가장 크게 변한 점 첫번째는

"손가락 간의 간섭, 그 상관관계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도 마음같아서는

테크닉이 더 좋아졌다던가, 힘이 더 좋아졌다, 소리가 좋아졌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아직 그 경지(?)까지 다다랐다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확실히

내 손가락들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방해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연습에 있어 정말 큰 지침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특히 4번 손가락이 자주 아픕니다.

5번이 더 아플 줄 알았는데 4번 손가락이 더 자주 아픕니다.

 

그런데 4번 손가락 근육이 자주 아픈 이유는, 4번 손가락을 칠 때 4번과 5번 사이 근육을 풀지 못해서임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5번 손가락에 주고 있는 힘을 더 빼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4번 손가락 근육이 아프니 4번에만 집중했을 텐데, 그러지 않고 참 원인을 찾은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5번 손가락을 세우던 안좋은 버릇이 있었는데, 이제 확실히 5번 손가락을 세우지 않게 되긴 했지만

아직 완벽한 릴렉스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4번 손가락이 아픔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다른 손가락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2323, 3434, 1515 등등.. 두음패턴은 내 손가락들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게 해 주는 정말 엄청난 가이드입니다.

이제껏 왜 이런 연습방법을 몰라왔을까요.

 

 

 

이와 맞물려 제게 온 두 번째 큰 변화는,

"어딘가 아프면 왜 아픈지 그 이유를 스스로 찾는 노하우가 조금씩 생긴다"는 점입니다.

 

손가락, 손목, 혹은 가끔 어깨나 팔이 아프면

왜 아픈지, 어디에 힘이 들어가는지 분석하는 것은 참 재미있습니다.

분석이 맞는지 틀렸는지 저도 사실 확신은 없지만, 카페 글을 찾아가면서 최대한 답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예전에는 그냥 많이 연습하면 안아파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안아픈 방법을 찾아 그 방법대로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맨 처음 교재 연습을 시작할 때, 1414로 단2도 두음패턴 연습하며 참으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에 쳤던 방식대로 아프게 쳐 보려 해도 아프지 않습니다.

2525를 칠 때는 손목이 참 아팠는데요, 이젠 손목이 아프게 쳐 보려 해도 어떻게 해야 손목이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직 소리가 많이 약하고 완벽하진 않습니다. 다만, 처음과는 확실히 변화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곡을 연습할 때에도 어느 부분을 칠 때 팔이 아프면, 그 부분과 비슷한 패턴의 털선교재 연습곡을 찾아 연습을 해 봅니다.

한참 연습한 후 다시 그 파트를 천천히 쳐 보면, 어떻게 힘을 풀어야 하는지 조금 느낌이 오게 되고 계속 릴렉스를 의식하게 됩니다.

아직 완벽한 릴렉스는 잘 못합니다. 그래도 계속 근육을 느끼려 노력하고 꾸준히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팔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엄청나게 많이 돌아갈 뻔한 길을, 헤메지 않고 직선 거리를 찾게 해주는 털선 교재에 참 고마운 요즘입니다!

 

 

 

저는 아직 피아노 초보라는 생각에 약간 자신감이 없습니다.

원래 다른 일에는 자신감 가득한 성격인데,

피아노에만은 유독 큰 욕심이 생겨서 그런지 계속 제자리걸음하는 제 자신을 보며 가끔 힘이 듭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털선 교재를 연습하면 언젠가 분명 잘 될거라는 믿음이 생겨서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테크닉이 하루아침에 발달하지는 않겠지만,

분명 밑장판을 잘 깔면 그 위에 세워지는 것이 아무리 무겁고 높을 지라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먼 미래를 내다보며 연습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교재를 접해서 제가 느낀 것들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얻어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