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더 심해졌다.
12월 중순 팜스프링스 여행 후의 열감기를 시작으로,
다행히 열감기는 2~3일만에 나았지만 요놈이 코감기로 이어졌다가,
코감기가 금새 나았는지 - 혹은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 12월 마지막주를 열심히 어머님과 여행 다니다가,
1월 초에 어마어마하게 심한 목감기로 밤새 기침하며 잠을 못자다가,
이제 기침이 좀 잦아들어서 잠도 어느정도 잔다 싶으니
이전에 없던 누런 가래가 섞인 기침으로 다시 변질되서 심해지고,
어제부터는 드디어 코가 다시 다 헐고 미각이 아예 가버렸다.
통각의 일종인 매운 맛밖에 느끼지 못하는 무시무시한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 왜 쓴맛은 미각인데도 느껴지는걸까? 도라지 삶은 물 너무 쓰다.)
내 생각에는, 기침이 심하고 콧물이 나는 것 빼고는 온 몸이 멀쩡하다고 여겨
감기로 고생 중임에도 매일매일 열심히 이것저것 해왔는데
오늘부터는 남편의 불호령(?)으로 드디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플만도 한데 아픈 것을 못느끼는 거 아니냐는데,
그런가 싶기도 한게 나는 너무너무 심하게 아프지 않으면 그닥 피곤하거나 아프다고 느끼지 못하긴 한다. 결국 나중에 더 상태가 안좋아고 나서야 내가 아팠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 경우가 가끔 있었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신이 멀쩡한데 누워서 잠만 자는 시늉을 하는 걸 지독히도 싫어하는지라 - 엄청 지겹다 이거 - 누워서 아픈 팔을 부여잡고 이책 저책 읽으며 간만에 아주 한가로운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지난주에 산 피아노를 오늘 드디어 조율했다. 조율의 장인같은 포스를 풍기는 할아버지가 오셔서 아주 꼼꼼히 봐주셨고 페달의 끼긱거리는 소리도 고쳐 주셨다. 조율을 하니 역시 소리가 완전 다르다. 조율 전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조율 후 역시 야마하 피아노다 싶었다.
아무튼 그래서 종일 누워있기 작전은 피아노 때문에 실패!
조율이 거의 4시 반에 끝나서 피아노를 오래 치진 못했지만 - 6시 즈음부터는 그냥 주변 소음이 걱정되서 안치기로 했다 - 아무튼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와 함께한 시간은 - 비록 내 실력은 아름답지 못하지만 - 정말 즐거웠다.
아무튼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요즘은 세 권의 책을 들고 있는데 그 중 한권은 아직 시작을 못했고, 두권은 바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다.
동물농장은 영어로 읽고 있어 속도가 아주 느리고, 단어들이 많이 생소해서 로날드 달의 마틸다만큼의 속도가 안난다. 한국어 책으로 보고싶은거 참느라 힘들다. 천천히 차근차근 읽어야지.
오늘 말하고 싶은 건 월든이다. 괜히 미국문학의 백미로 칭송받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사실 세간의 많은 서평들처럼 무작정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책은 아니라 생각한다. -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은 나와 너무나도 다른 책읽기 방법을 가지고 있는 듯 - 책에서는 글쓴이의 지향점과 다른 양식의 삶에 대해 무한하게 까고 있다. 정말 제대로 까던데? 주장이 굉장히 강한 책이다.
어쨌든 책의 내용이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 읽고 다시 정리하기로 하고, 내가 오늘 기록하고 싶은 것은 그냥 책에 대한 순수한 '감탄'이다. 가끔 어렵기도 하고 생각할거리를 많이 줘서 복잡하기도 하지만, 이 사람의 표현력은 정말 예술이구나 싶다. 문학적 표현 말고, 생각의 표현 말이다. 신랄하면서도 섬세하고, 비유적이면서도 너무 정곡을 콕 찌른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밑줄 치고 싶은 구절이 많은 건 참 오랜만이었다. 최근에 이 정도 거장의 책을 너무 안읽었구나 싶기도 하고.
이제 다시 감기 이야기. 너무 심한 감기가 걱정되는 우리 신랑이 도라지와 배와 대추를 사와 '배숙'이라는 것을 끓여주었다. 임신 카페에 보니 요거 먹고 나은 사람들이 엄청 많다니, 나도 빨리 낫고 싶다. 내가 아픈 것보다도 아기가 내 기침으로 고통스러워할까봐, 혹은 안좋아질까봐 걱정이다.
- 아, 초반엔 아니대체 모성애란건 언제 생기는 거지? 했는데 이제 햇님이가 배를 발로 뻥뻥 차니까 조금 생기는 것 같다. 히히 -
길고 두서없는 오늘의 일기.
'빨리 감기 낫고싶다'가 오늘의 요지다. 아 정말 이젠 지친다 흑흑
아, 비록 한국과 호주 시간으론 어제였지만, 여기 시간으론 오늘이니까.
1월 24일 사랑하는 내 두 친구의 생일 진심으로 축하♥
12월 중순 팜스프링스 여행 후의 열감기를 시작으로,
다행히 열감기는 2~3일만에 나았지만 요놈이 코감기로 이어졌다가,
코감기가 금새 나았는지 - 혹은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 12월 마지막주를 열심히 어머님과 여행 다니다가,
1월 초에 어마어마하게 심한 목감기로 밤새 기침하며 잠을 못자다가,
이제 기침이 좀 잦아들어서 잠도 어느정도 잔다 싶으니
이전에 없던 누런 가래가 섞인 기침으로 다시 변질되서 심해지고,
어제부터는 드디어 코가 다시 다 헐고 미각이 아예 가버렸다.
통각의 일종인 매운 맛밖에 느끼지 못하는 무시무시한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 왜 쓴맛은 미각인데도 느껴지는걸까? 도라지 삶은 물 너무 쓰다.)
내 생각에는, 기침이 심하고 콧물이 나는 것 빼고는 온 몸이 멀쩡하다고 여겨
감기로 고생 중임에도 매일매일 열심히 이것저것 해왔는데
오늘부터는 남편의 불호령(?)으로 드디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플만도 한데 아픈 것을 못느끼는 거 아니냐는데,
그런가 싶기도 한게 나는 너무너무 심하게 아프지 않으면 그닥 피곤하거나 아프다고 느끼지 못하긴 한다. 결국 나중에 더 상태가 안좋아고 나서야 내가 아팠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 경우가 가끔 있었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신이 멀쩡한데 누워서 잠만 자는 시늉을 하는 걸 지독히도 싫어하는지라 - 엄청 지겹다 이거 - 누워서 아픈 팔을 부여잡고 이책 저책 읽으며 간만에 아주 한가로운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지난주에 산 피아노를 오늘 드디어 조율했다. 조율의 장인같은 포스를 풍기는 할아버지가 오셔서 아주 꼼꼼히 봐주셨고 페달의 끼긱거리는 소리도 고쳐 주셨다. 조율을 하니 역시 소리가 완전 다르다. 조율 전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조율 후 역시 야마하 피아노다 싶었다.
아무튼 그래서 종일 누워있기 작전은 피아노 때문에 실패!
조율이 거의 4시 반에 끝나서 피아노를 오래 치진 못했지만 - 6시 즈음부터는 그냥 주변 소음이 걱정되서 안치기로 했다 - 아무튼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와 함께한 시간은 - 비록 내 실력은 아름답지 못하지만 - 정말 즐거웠다.
아무튼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요즘은 세 권의 책을 들고 있는데 그 중 한권은 아직 시작을 못했고, 두권은 바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다.
동물농장은 영어로 읽고 있어 속도가 아주 느리고, 단어들이 많이 생소해서 로날드 달의 마틸다만큼의 속도가 안난다. 한국어 책으로 보고싶은거 참느라 힘들다. 천천히 차근차근 읽어야지.
오늘 말하고 싶은 건 월든이다. 괜히 미국문학의 백미로 칭송받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사실 세간의 많은 서평들처럼 무작정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책은 아니라 생각한다. -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은 나와 너무나도 다른 책읽기 방법을 가지고 있는 듯 - 책에서는 글쓴이의 지향점과 다른 양식의 삶에 대해 무한하게 까고 있다. 정말 제대로 까던데? 주장이 굉장히 강한 책이다.
어쨌든 책의 내용이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 읽고 다시 정리하기로 하고, 내가 오늘 기록하고 싶은 것은 그냥 책에 대한 순수한 '감탄'이다. 가끔 어렵기도 하고 생각할거리를 많이 줘서 복잡하기도 하지만, 이 사람의 표현력은 정말 예술이구나 싶다. 문학적 표현 말고, 생각의 표현 말이다. 신랄하면서도 섬세하고, 비유적이면서도 너무 정곡을 콕 찌른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밑줄 치고 싶은 구절이 많은 건 참 오랜만이었다. 최근에 이 정도 거장의 책을 너무 안읽었구나 싶기도 하고.
이제 다시 감기 이야기. 너무 심한 감기가 걱정되는 우리 신랑이 도라지와 배와 대추를 사와 '배숙'이라는 것을 끓여주었다. 임신 카페에 보니 요거 먹고 나은 사람들이 엄청 많다니, 나도 빨리 낫고 싶다. 내가 아픈 것보다도 아기가 내 기침으로 고통스러워할까봐, 혹은 안좋아질까봐 걱정이다.
- 아, 초반엔 아니대체 모성애란건 언제 생기는 거지? 했는데 이제 햇님이가 배를 발로 뻥뻥 차니까 조금 생기는 것 같다. 히히 -
길고 두서없는 오늘의 일기.
'빨리 감기 낫고싶다'가 오늘의 요지다. 아 정말 이젠 지친다 흑흑
아, 비록 한국과 호주 시간으론 어제였지만, 여기 시간으론 오늘이니까.
1월 24일 사랑하는 내 두 친구의 생일 진심으로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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