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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Los Angeles/Daily Life

[101] 미국에서 김치 담그기


김장김치는 출산 전에 꼭 담궈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굳이 38주 4일째까지 미뤘다가 이제서야 할 필요는 없었는데...ㅜ_ㅜ

하다가 갑자기 너무 피곤해져서 - 게다가 처음이라 - 힘들었지만

다 해놓고 보니 뿌듯!!!


맛은... 신랑은 완전완전 정색+과장하며 맛있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ㅁ^..... 

하지만 보통 수준까지는 되는 듯. 아주 맛있다고는 못하겠다. 그래도 사먹는거보다는 안심도 되고 기분도 좋다.


아직 남들에게 레시피를 알려줄 수준은 전혀 아니지만

경험을 잊지 않고자 간단히 그 과정과 팁을 기록해 본다.




**   일단, 아직도 정량은 전혀 모르겠다.

책이랑 블로그를 참고했는데, 저마다 다 계량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냥.. 대강.... 양을 가늠해서 해야 했다.

다 하고 나니 지금 약간 김치물 색깔이 거뭇거뭇한게 찹쌀풀을 덜 쫀득하게 만들었거나 찹쌀가루가 모자랐던 듯..ㅠ_ㅠ


다시 말하지만, 시행착오가 많은 왕왕초보의 첫 김치담그기이므로,

아, 처음 하면 이런 느낌이구나 정도로만 참고하시길. 따라해서 잘못되도.. 전 몰라요 ㅠ_ㅠ




준비물

배추 절일 때 : 배추 2포기, 소금과 물

찹쌀풀 만들기 : 다시물 1컵(150ml), 찹쌀가루 2 큰술

김치속 만들기 : 

1) 믹서기에 갈 양념 : 양파 1/4개, 마늘 10개, 무 지름 10cm 두께 2cm 정도, 매실액 2 큰술, 새우젓 및 멸치액젓(간은 취향껏), 배 1/4개, 생강 1톨

2) 양념과 함께 버무릴 재료 : 쪽파와 채썬 무, 그 외 넣고 싶은 것들. 고춧가루 1컵 반에서 2컵, 찹쌀풀


나는 미국 마트에서 쪽파를 안팔아서 대파보다는 작지만 굵은 파를 썼고, 배와 생강은 깜빡하고 못넣었다.

새우젓은 4 큰술, 멸치액젓은... 얼마나 넣었는지 기억이......... ㅠ_ㅠ 아, 이런 양념들은 한인마트에서 다 공수했다.

양념과 함게 버무리는 무는 반개 정도 채썰어 넣었다.

배추도 미국 마트에서 샀는데 한국 배추에 비해 너무 작았다. 

이것 때문에 더더욱 양조절이 힘들었다. 한국 사람 레시피는 한국의 큰 배추 2포기 기준일테니..

고춧가루는 엄마가 한국에서 공수해 온 아주 질 좋은 고춧가루라고 한다!! 매실액도 직접 담그신 것 ^ㅁ^


만들기 순서


1) 배추 절이기

  1. 배추 겉잎은 몇장 떼어내고 깨끗히 씻은 후 길게 2등분 혹은 4등분 한다. (길게!! 짧게 말고..ㅋㅋㅋ)
  2. 커다란 대야 같은 곳에 배추들이 물에 적당히 잠길 만큼 소금물을 부어준다.
  3. 골고루 절이기 위해 약 3시간 후 물에 안잠겨 있던 곳들과 잠겨 있던 곳을 바꾸어 준다. 그후 3시간 더 기다린다.
    (추울 때는 총 8시간 이상 절여야 한다고 하는데, 어떤 책에는 총 2시간 절여도 된다고.. 난 모르겠다! 그냥 내맘대로 함)
  4. 잘 절여졌다 싶으면 소금기를 씻어낸 후 채에 두고 물기를 한참 뺀다.


이렇게 절이면 안된다..ㅋㅋㅋ



한참을 위와같이 절이다가 중간에 아차 싶어서 아래와 같이 물에 잠기게 바꿈.

하지만 윗부분이 물에 잠기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윗 부분이 잘 절여지지 않음.



바깥이 어두워지면서 애들 숨도 폭삭폭삭 죽어간다.



다 절인 후 물기를 뺄 때는 이렇게 잘 세워놓는다. 그래야 물기가 아래로 아래로 빠지죵.



2) 찹쌀풀 만들기

  1. 다시물은 배추 절인 후 미리 만들어둔다. 왜냐하면 차갑게 식혀야 하기 때문이다!
  2. 차가운 다시물 1컵에 찹쌀가루를 풀어서 끓인다. (뜨거운 물에 가루를 풀면 잘 안풀린다고 한다.)
  3. 끓기 직전에 뭔가 찹쌀가루들이 막 따로노는 듯 하다가 점점 젤리처럼 뭉치게 된다. 적당히 끈끈해지면 불을 끄고 식힌다.
    (찹쌀풀도 식혀야 하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놓는게 좋다.)


이 상태는 젤리처럼 뭉치기 직전의 따로노는 상태이다. 뭉친 상태는 사진이 없다. 흑



3) 김치속 만들기

  1. 무를 채썰어 둔다. 무를 소금에 절이면 양념이 잘 베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모르고 절여버렸다. 그래도 나쁘진 않던데!
  2. 쪽파나 그 외 넣고 싶은 재료들도 취향껏 썰어둔다. 
  3. 믹서기에 갈 양념을 다 믹서기에 간다.
  4. 고춧가루와 찹쌀풀과 함께 위에 것들을 다 섞는다. 골고루 잘 섞어서 30분 정도 방치해둔다. 더 방치해도 상관은 없다.
    (방치안해도 상관없으려나? 그냥 어느 블로그에서 방치하라고 해서 방치해 뒀다.)

겁나 쉽죠잉?


이거 섞을 때가 제일 신남. 끝이 보인다는 생각에...ㅠ_ㅠ



4) 김치의 모양으로 재탄생시키기

  1. 배추에 김치속을 쳐발쳐발한다.
  2. 통에 잘 담는다.

끗!

...ㅋㅋㅋ이라고 하면 너무 성의없으니까,

배추의 깊숙한 곳에 속을 잘 넣는다. 그래야 굵은 부분까지 양념이 잘 베인다고 한다.

배추잎 부분은 대충 빨갛게만 만들어놔도 양념이 잘 베이니까, 무와 같은 속 덩어리를 사이사이에 잘 끼워넣자.

김치통에 잎파리부분이 위를 향하도록 잘 넣는다. 뒤집어 넣으면 양념이 다 빠지니까.


김치모양으로 만들기 바로 직전 준비완료 상태! 아 뿌듯하다



신랑과 함께 쳐발쳐발. 아래와 같이 배추잎 사이사이 깊은 곳에 속을 꼼꼼히 넣어준다.



완성.




주의사항


시간계산을 잘 해야 삽질을 덜한다!!!!!!!! 나는 삽질하느라 너무 힘들었다.

예를 들어, 다시물을 차갑게 만들어야 하는 걸 예상못하고 느즈막히 끓였다가 냉동실에서 식히느라 난리였다. 막 컵 쏟을 뻔..

찹쌀풀도 마찬가지. 식혀야 하는데, 이제 얼른 만들고 자고 싶은데 식는 것 기다리느라 또 시간이 지연되었다. 졸면서 기다림.

배추도 마찬가지!! 물기를 빼야 하는데 아이고야.. 뭐 이렇게 기다려야 하는 것이 많은지.

그런데 김치속 만들때 쓸 무는 또 너무 일찍 채썰어놔가지고, 수분기가 다 날아갈까봐 조마조마했다. 

이 채썬 무 때문에 막판에 더 급하게 허둥지둥했는데, 다시물도 식혀야해.. 찹쌀풀도 식혀야해... 배추 물기도 빼야해.. 너무행...ㅜ_ㅜ





여기까지, 정리 끝.


다음번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리고...

다음번에는 2포기만 하진 않을거다.

들인 시간 대비 아웃풋이 너무 적어 ㅠ_ㅠ 게다가 미국 배추가 너무너무 작기 때문에 한국 배추 1포기보다도 양이 작은 듯 했다.


다음에는 한 5포기 할거다!

다음이란 게 있을 지 모르겠지만!!! ㅋㅋㅋ